현장목소리

[다시 교육혁명! ①] 고교학점제는 한국교육의 구세주인가?

김정혜
2020년 06월 17일 2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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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교학점제는 한국교육의 구세주인가?

 

교육노동운동의 전망을 찾는 사람들

 

1. 들어가며

 

고교학점제는 현 정부의 대선 공약으로 제출되었고이후 가장 중요한 교육정책이 되었다올해 교육부의 업무보고에는 고교학점제의 안착을 위해 교육과정과 대입제도를 개편하는 일정이 담겨 있으며학교 현장에서 고교학점제 도입을 위한 각종 시범학교가 운영 중이다.

고교학점제가 기존의 선택형 교육과정과 다른 점은 교과군의 장벽을 허물어 학생들의 과목 선택권을 최대한 보장하고과목 선택권의 실질적 보장을 위해 기존의 과목을 세분화하여 과목 수를 대폭 늘리고다른 학교나 학교 밖에서도 학점 이수를 허용하며이수-미이수제를 도입하여 일정한 학점에 도달하면 졸업을 허용하는 제도이다그리고 과목 선택권을 최대한 보장하기 위하여 무학년-무학급제를 원칙으로 한다.

이렇듯 고교학점제가 중등교육 체제 전반을 뒤바꾸는 매우 중요한 정책임에도 전교조 내부 논의는 충분하게 이루어지지 못하였다단순히 고교학점제에 대한 찬반을 넘어중등교육과정 특히 고등학교 교육과정을 어떻게 재편할 것인지에 대한 논의로 확대되어야 한다만약 고교학점제를 저지해야 한다면올해가 사실상 마지막 기회이다전교조가 더욱 강력한 목소리를 내면서 논의를 주도해 나갈 수 있어야 한다.

 

2. 고교학점제 도입의 논리들

 

첫째가장 많은 논거로 제시되는 것은 진로 탐색과 진로 준비의 필요성이다중학교까지는 기초적인 보편교육을 받아야 하지만고등학교는 대학 진학이나 사회진출을 앞둔 시기이기 때문에 진로 선택과 직업 준비가 가장 중요하며이를 위해 학생들이 자신이 원하는 과목을 자유롭게 선택하여 자신의 진로를 스스로 설계해 나가야 한다.

 

둘째국영수 중심의 획일적인 입시 중심 교육을 벗어나기 위한 방안으로 고교학점제가 필요하다입시가 요구하는 과목이 아니라 자기가 원하는 과목을 들을 수 있는 선택권을 보장하는 것이 학생의 인권을 존중하는 것이며입시교육을 해체하는 효과도 가져올 것이다또한고교학점제는 학생의 흥미와 적성을 존중하기 때문에 잠자는 학생을 깨우는데 커다란 힘을 발휘할 것이다.

 

셋째미래사회를 준비하기 위하여 고교학점제가 필요하다미래사회는 4차산업혁명의 시대로 육체노동은 물론 정신노동까지 자동화가 심화될 것이다따라서 미래사회에서 인간에게 필요한 능력은 보편적 지식이나 판단 능력이 아니라(이는 기계 즉 AI가 할 것이다.) 톡톡 튀는 아이디어(즉 좁은 의미의 창의성)나 이런 아이디어를 적절히 섞어서 새로운 것을 만들 수 있는(즉 융합역량이다또한기술변화의 속도가 가속화하고 인간이 할 수 있는 영역이 줄어들기 때문에 가능한 이른 시기에 진로를 결정하고 준비해 나가야 한다이 두 가지 요구를 충족하기 위해서 보편교육보다는 영역의 선택과 집중이 가능한 고교학점제가 적합하다.

 

이외에도 교사별 평가가 가능해지고성취평가제(절대평가)가 강제될 수밖에 없으며교사의 과목개설 권한이 확대되는 등 교육과정의 분권화와 교사의 교육적 자율성이 강화되는 효과를 기대한다.

 

 

3. 고교학점제의 문제점들

 

1) 고등학교 교육은 독립적 인격형성을 돕고 미래의 초연결사회에 필요한 시민성을 함양하기 위한 보편교육의 성격을 지녀야 한다.

 

고교학점제는 고등학교 시기의 가장 중요한 과제를 진로와 직업 준비로 설정한다대학이나 사회진출을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이는 분명히 중요한 과제이다하지만 10대 후반은 독립적 인격 형성의 결정적 시기이다평생 동안 유지될 가치관과 세계관의 기본적인 골격이 형성되는 시기이다. 10 대 후반이 되면 다양한 경험이 축적되고지성이 발달하면서 자신만의 고유한 관점과 판단이 형성되기 시작한다이때 학교교육은학생이 마주하는 세계에 대한 다양한 지식과 정보를 전달하고 이를 비판적으로 해석할 수 있는 관점(개념이나 원리 등)을 제공해야 한다중학교 때까지의 교육으로 가치관과 세계관을 정립하는 데 충분할 정도로 자신과 타인과 세계에 대한 이해에 도달했다고 볼 수 없다.

또한미래는 초연결사회이다개개인의 삶이 지역공동체국가공동체 나아가 전 세계와 곧바로 연결된다코로나19 사태에서 볼 수 있듯이 정치나 경제적인 문제는 물론 개인 건강과 안전조차도 개인 차원에서 해결할 수 없다이에 따라 개인이 관심을 가져야 할 분야와 판단해야 할 문제의 영역이 더욱 넓어진다자신의 직업적 역할에 충실한 것만으로는 자신의 삶을 지킬 수도시민으로서의 공적 역할도 제대로 할 수 없다많은 공동체(공적)의 문제들에 대해 정보를 교환하고숙고하고스스로 판단해 나가야 한다사회구성원들이 집단적으로 사회를 직접 운영할 수 있는 주체가 되어야 한다만약 교육을 통해 그런 역량을 키우지 못하면 미래사회는 더욱 불평등하고 더욱 위험해질(사회적 측면과 생태적 측면에서것이다.

10대 후반의 결정적 과제인 독립적 인격 형성을 위해 그리고 미래의 초연결사회에 필요한 시민적 자질을 키우기 위해 고등학교 교육은 보편교육의 성격을 더욱 강하게 띠어야 한다청소년기에 제한된 정보와 좁은 경험 세계에 갇히게 되면 매우 편향되고 왜곡된 가치관에 빠지기 쉽다또한인간과 세계에 대한 깊은 이해와 스스로 사유할 수 있는 지성이 부족하면 타인의 견해나 주장에 사로잡혀 예속적인 삶을 살 수밖에 없다더욱이 미래의 초연결사회에서 공동체의 다양한 문제들에 대한 판단 능력이 부족하거나집단적으로 사회를 운영할 수 있는 역량을 키우지 못하면 타인의 손(특히 엘리트라 불리는 소수의 특권세력)에 자신의 운명을 내맡길 수밖에 없다.

고교학점제는 고등학교 교육에서 진로나 직업 준비에 대한 필요성이라는 한쪽 측면만 과도하게 강조하고 다른 과제들을 경시한다사실 고교학점제는 새롭게 불쑥 튀어나온 것이 아니라 신자유주의 교육담론의 연장선에 있다신자유주의 교육담론은효용성도 없는 보편적 지성교육이나 교양 교육에 매달리지 말고 시장에서 교환가치를 생산할 수 있는 기예와 역량(즉 인적 자본)을 키우는데 매진할 것을 요구한다한국의 고교학점제는 다양성선택이라는 달콤한 명분으로 포장된 신자유주의 교육담론의 세련된 판본이다.

 

2) 고교학점제는 입시중심 교육과 결합하면서 학교교육에 더 큰 혼란을 불러올 것이다.

고교학점제의 효과로 기대하는 교육과정의 분권화나 교사의 자율적인 교육권의 확장은 반드시 고교학점제를 경유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예를 들어 교사별 평가를 어렵게 하는 것은 과열 입시경쟁 체제에서 평가의 형식적 공정함에 대한 강한 요구 때문이다고등학교 교육의 경우 교육과정 문서보다도 수능 출제 경향이 고등학교 교육의 획일성에 더 큰 영향을 끼친다많은 교사들이 수능 출제 경향에 따라 수업내용을 구성하고 평가 방식을 결정한다따라서 입시 중심 교육으로 인한 고등학교 교육의 왜곡은 대학체제대학입시제도교육과정 등을 동시에 고려하면서 풀어야 할 복합 함수이지과목선택권 확대로 해결할 수 있는 단순한 문제가 아니다오히려 고교학점제가 입시제체와 결합되면 왜곡된 결과가 나타날 것이다교사별 평가는 높은 성적을 요구하는 학생과 학부모의 압력에 노출되면서 취지가 오히려 퇴색할 것이다학생들은 점수 따기 쉬운 과목이나 입시에 필요한 과목으로 몰릴 것이다입시에 매달리는 학생들과 입시를 포기한 학생들이 분리되면서 사실상 우열반 편성 효과가 확산될 것이다.

 

3) 고교학점제는 학생의 흥미에 따른 선택이 아니라 입시 중심의 선택을 강화할 것이며교육불평등을 확대할 것이다.

 

고교학점제의 또 하나의 강력한 정당화의 기제는 학생의 흥미와 적성 그리고 선택을 존중한다는 점일 것이다특히 획일적인 입시교육에 시달리고 있는 한국의 교육 현실에서 이는 매우 매혹적이다. (그래서 고교학점제의 찬성의 논거로 학교에서 지정한 과목을 배우는 것이 좋은가아니면 자신이 선택한 과목을 배우는 것이 좋은가라는 학생 대상 설문조사의 결과를 제시하는 경우가 많다당연히 다수의 학생들은 후자를 지지한다.) 학생의 흥미와 적성 문제는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한다인간의 흥미는 본능이나 습관만으로 형성되지 않는다오히려 더 중요한 것은 그가 처한 사회-문화적 환경이다따라서 학교교육은 이미 형성되어 있는 학생들의 흥미와 적성을 존중해주는 것도 중요하지만새로운 흥미와 적성의 세계를 열어주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특히 가정이나 사회에서 다양한 사회-문화적 자극을 받기 힘든 학생들에게 새로운 흥미를 갖도록 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교육적으로 올바른 태도는 학생의 현재의 흥미를 무조건 존중하는 것이 아니라그의 성장과 발달을 위해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먼저 판단하고 그것이 반드시 필요한 것이라면 어떻게 그것에 흥미를 가질 수 있도록 할 것인지 고민하는 것이다학생의 현재적 흥미만을 존중하는 것은 가정이나 지역의 환경으로 인해 발생하는 학생 사이의 불평등을 학교 교육이 시정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이를 조장하는 것이다그나마 현재의 입시체제가 해체되지 않으며 다수의 학생들은 흥미보다는 입시의 유불리에 따라 과목선택을 할 것이며이에 따라 학습불균형은 더욱 심화될 것이다.

 

4) 미래사회에 필요한 것은 특수한 기술이 아니라 기초적이고 공통적인 능력이다

 

고교학점제가 의존하고 있는 미래담론도 문제가 많다현재 한국 사회는 가속화되는 기술혁신에 적응할 수 있을지에 대한 공포와 경제 위기에 따른 실업과 생존의 불안에 대한 두려움을 숙주 삼아 청소년들에게 빨리 진로를 결정하고빨리 직업에 필요한 준비를 할 것을 강요하고 있다하지만 이런 관점은 새로운 기술혁신의 경향과도 조응하지 못한다예를 들어기술혁신이 가속화된다는 것은학교에서 배운 특수한 기술이 사회에 나가는 순간 쓸모없을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것이다따라서 초중등 교육 단계에서는 특수한 직업적 준비나 기예의 습득이 아니라 다양한 직업적 삶에 필요한 기초적이고 공통적인 능력을 키우는 것이 필요하다또한기술혁신 주기의 단축과 복잡한 첨단기술의 비중 증대는 평생교육과 고등교육의 필요성을 더욱 확대시킬 것이다이런 상황에서 초중등 교육은 평생교육과 고등교육을 뒷받침할 수 있도록 기본적 소양을 기르는데 더욱 충실해야 한다이렇듯 미래사회의 변화는 조기 진로-직업교육을 요구하기보다는 기초-보편 교육을 더욱 강화할 것을 요구한다사회가 더 복잡해지고 변화가 더 빠를수록더 탄탄한 기본기가 필요한 것이다.

 

이외에도 고교학점제가 초래할 현실적인 많은 문제들이 존재한다.

 

5) 학교시설학사운영에 많은 어려움이 발생할 것이다.

학생들의 다양한 요구를 수용하기 위해서는 학교시설의 대대적인 재구조화가 필요하다학교교실도 다양한 사이즈로 리모델링을 해야 한다사실상 학급이 해체되면서 학생이 휴식을 취하고짐을 보관하고공간 시간에 학습할 수 있는 다양한 공간과 시설이 필요하다이를 위해 많은 재정이 소요될 것이다학사운영은 더욱 심각한 문제가 예상된다시간표의 편성과 운영고사 운영학교행사 운영 등에 많은 문제가 발생할 것이다대학처럼 규모가 크지 않고학생들의 시간표 구성도 훨씬 촘촘한 상황 등 학사운영의 경직성이 매우 큰 상황에서 여러 문제들이 발생할 것이며이를 처리하기 위한 교사들의 행정업무가 급증할 것이다.

 

6) 교사와 교과 구조조정의 위험이 크며교사 수급에도 커다란 문제가 발생할 것이다.

학생들의 선택에 따라 교사의 수요가 매년 변하면서 교사들은 자주 학교를 이동하거나 순회근무를 하는 경우가 빠르게 증가할 것이다이는 교사의 교육력을 약화시켜 교육의 질 하락을 초래할 것이다학생들의 선택을 받지 못한 교과나 교사는 결국 구조조정의 대상이 될 수밖에 없을 터인데한국 교육의 풍토에서는 입시에 중요하지 않은 과목들이 대상이 될 가능성이 높다또한다양한 과목 선택권 보장은 한국의 대학에서 볼 수 있듯이 비정규 교사를 대규모로 양산할 것이다고용 형태에 따라 다양한 직군의 교사가 등장하고 교사 사회의 분열을 심화될 것이다또한 비정규직 교원들의 생존권과 노동권 문제가 심각해질 것이다이런 모든 요소들은 교사와 학생이 안정적인 관계에서 교수-학습 활동에 집중하는 것을 방해할 것이며학교의 혼란과 불안정성은 더욱 증가할 것이다.

 

7) 교사들의 경우 많은 과목을 개설해야 하는 부담을 가질 것이다.

지금 한국의 고등학교 교사들에게 필요한 것은 다양한 과목의 개설이 아니라입시 중심 교육에 맞추어진 교육내용을 대대적으로 재구성할 수 있는 역량을 키우고교수-학습-평가 방법의 혁신을 도모하는 것이다정부와 교육청은 이런 교사들의 변화를 지원하기 위해 대대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하지만 고교학점제는 제한된 역량과 자원을 오히려 엉뚱한 데에 낭비하면서 고등학교 교육의 혁신에 걸림돌이 될 것이다.

 

8) 고교학점제는 학급공동체를 약화시킬 위험이 크다.

일부에서는 오히려 학급을 해체하여 학생들 개개인의 자유와 책임을 키워야 한다고 주장한다개인의 자유와 책임을 강조하는 서구적인 개인주의가 지니는 장점이 분명히 존재하지만점차 그 객관적인 한계가 드러나고 있는 상황에서 과연 이것이 우리가 지향해야 할 미래인지는 좀 더 많은 고민이 필요하다한국의 학급공동체가 여전히 수평적이기보다는 담임 중심의 수직적 구조를 지니고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학급공동체의 해체보다는 수평적 공동체로의 이행을 모색하는 것이 더욱 필요한 시점이다.

 

9) 연합캠퍼스온라인 원격수업 등은 긍정적 교육적 효과보다는 학교교육의 혼란을 초래할 것이다.

고교학점제를 추진하면서 다양한 과목선택권을 보장하기 위하여 학교 간 교과목 공동개설(이른바 연합캠퍼스), 온라인 원격수업지역 사회 이수 등을 추진하고 있다언뜻 보면 학생들에게 다양한 방법의 이수 기회를 부여하는 것처럼 보이지만대학교육에서도 볼 수 없는 무분별한 이수 방법의 확장은 고등학교 교육에 혼란을 불러올 것이다대다수의 고등학생들은 높은 자제력을 지닌 능동적인 학습자가 아니다그들이 이 학교저 학교로 나아가 지역 사회에 돌아다니면서 학점을 이수하고집에서 원격수업을 통해 깊은 배움의 기회를 가질 수 있다고 기대하는 것은 매우 비현실적이다.

 

4. 대안을 찾아서

 

고등학교 교육은 10대 후반의 가장 중요한 발달 과제인 독립적인 인격 형성에 기여해야 하며미래사회의 건강한 시민으로서의 삶을 영위할 수 있는 자질 즉 시민성을 함양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또한학생 개개인의 진로와 직업의 준비에도 실질적인 도움이 되어야 한다.

이에 고등학교 교육과정은 보편공통교육의 성격을 기본으로 하면서도 진로준비를 위한 학생들의 개별적 요구에도 응답할 수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 첫째학생들에게 인류가 축적해온 풍부한 문화유산과 체계적인 지식(개념과 이론들)을 접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인식의 기본 수단인 언어(모국어와 외국어)와 수학세계에 대한 이해를 제공할 인문학(인문과학), 사회과학자연과학예술 등에 대한 체계적이고 균형 잡힌 학습기회가 필요하다기존의 입시교육에서처럼 분절적이고 나열적인 많은 양의 지식을 수박 겉핥기식으로 배우는 것이 아니라 각 교과의 핵심개념과 이론들을 깊게 탐구할 수 있는 교육이 필요하다또한학습한 개념과 이론들을 현실 세계에 적용하는 훈련을 통해 실천적인 지성을 계발해야 한다이를 위해 기존 전통교과들은 과목을 세분화하기보다는 각 교과의 핵심 개념과 이론을 포괄적으로 공부할 수 있도록 과목을 단순화하고필수 공통과목으로 설정한다.

 

둘째현대 사회를 살아나가면서 사회구성원 모두가 접할 수밖에 없는 공통적인 과제들을 탐구하고 문제해결의 방향을 모색하는 과정이 필요하다예를 들어 민주시민교육생태교육평화-인권교육노동 교육페미니즘-젠더 평등 교육디지털 기술의 특징과 디지털 리터러시 교육대중문화-대중매체 비평 교육 등의 과정을 설치할 수 있을 것이다이런 주제 기반 교육과정은 범교과 프로젝트 수업방식으로 운영하며학생들에게 선택권을 부여한다.(고등학교 교육과정에서 최소 3개 과정 이상 이수 등범교과 주제 교육의 내실화를 위해 다양한 교재를 개발하고 교사들의 재연수 과정을 체계적으로 운영하여 자격증을 부여한다이런 범교과 주제학습을 통해 학생들은 우리 사회와 인류가 직면하고 있는 핵심적인 문제에 대해 더 깊은 관심을 갖게 될 것이며건강한 사회적 주체로 성장할 수 있는 윤리성과 시민성을 키울 수 있을 것이다.

 

셋째, 10대 후반은 동료로부터 가장 강력한 영향을 받는다동료는 자신이 추구해야 하는 모델이 되거나 자신을 비추는 거울의 역할을 한다동료와의 폭넓은 교류와 상호작용이 풍부해질수록 10대 후반의 성장과 발달이 온전하게 이루어질 수 있다다양한 자치활동과 동아리 활동들이 중시되어야 한다이는 교과 중심의 학습이 메마른 인지 중심의 활동에 머물 위험성을 극복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다동료와의 협력의 기쁨과 갈등의 슬픔을 체험하면서 인간관계의 특성과 이로부터 발생하는 정서적 삶의 원리를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타자와의 직접적인 부딪힘과 지속적인 관계 속에서 타자에 대한 존중과 공존의 지혜를 체화시켜 나가야 한다.

 

넷째진로를 준비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져야 한다전체 고등학교 교육과정을 진로준비에 초점을 맞추려는 고교학점제보다 오히려 더 유용하면서도 현실적인 방안을 찾아야 한다이를 위해 고등학교 마지막 1년을 자유학년제로 운영하면서 향후 진로에 필요한 준비를 할 수 있도록 한다예를 들어 이공계에 진학할 학생들은 심화 수학과 과학을 집중적으로 수강하고문과 계열에 진학할 학생들은 어학이나 심화 인문사회 과목을 집중 수강할 수 있을 것이다마찬가지로 예체능 계열 진학을 원하는 학생들도 관련 진로 과목을 집중적으로 수강할 수 있을 것이다만약 대학 진학을 원하지 않거나 직업계열의 대학 진학을 원하는 학생들은 지역 사회와 연계하여 직업 훈련에 집중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이를 표로 정리하면 아래와 같이 정리할 수 있을 것이다.

1학년

국어1, 수학1, 외국어1

역사정치-경제사회문화철학지리

물리화학생물지학

예술

체육

노작

자치-동아리 활동

범교과

프로젝트 학습

(3개이상 이수)

2학년

국어2, 수학2, 외국어2

3학년

자유학년제 심화 과목직업체험 등지역 사회 수강 가능

 

고교학점제는 실패한 실험으로 귀결될 위험성이 매우 높다수많은 혼란과 자원의 낭비를 초래하면서 한국 교육을 더욱 궁지로 몰아넣을 가능성이 높다고교학점제가 진지하게 논의거나 검토된 적이 거의 없다아이디어 차원에서 몇몇이 거론했던 것을 덜컥 대선 공약으로 수용하였고갑자기 새 정권의 가장 중요한 교육정책으로 부상하였다.

이 과정에서 정부가 주도한 고교학점제에 대한 토론은 대부분 고교학점제의 실시를 기정사실로 전제하고고교학점제를 연착륙시키기 위해 어떤 기술적 보완이 필요한지에 관한 것이었다도대체 고교학점제가 한국교육의 산적한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줄 수 있는지수많은 재원과 인력을 집중 투여할 만큼 고교학점제가 의미가 있는지 등에 대한 근본적인 논의와 검토는 이루어지지 않았다고교학점제가 교육부문에서 오랫동안 논의되고 검토되었던 의제라면 그럴 수 있을 것이다하지만 고교학점제는 지난 대선전까지만 해도 매우 생소한 주제였다.

오로지 대선공약이라는 이유만으로 맹목적으로 고교학점제를 추진하려는 이런 분위기에 제동을 걸어야 한다전교조가 앞장서서 고교학점제를 원점에서부터 다시 논의할 것을 요구하고교육단체들과 연대하여 논의공간을 넓혀 나가야 한다.

우선 전교조에게 필요한 것은 대대적인 내부 토론이다이를 통해 고교학점제에 대한 찬반 입장을 정하는 것을 넘어한국 교육의 모순이 집중되어 있는 고등학교 교육의 전반적인 개혁 방안을 마련해 나가야 한다고교학점제에 대한 사회적 논의를 대학체제 개편대입제도 개혁교육과정 개편교수-학습 혁신 등으로 확장시켜 나가야 한다고교학점제에 담겨 있는 새로운 교육에 대한 대중의 열망을 진정한 교육 변화의 동력으로 전환시켜 나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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